철학, 만화 

대학에서 철학 강사로 일하는 권준우. 인문학의 설 땅이 좁아지는 가운데 철학 강의 주제를 고민하던 중, 문득 자신이 가진 요리에 대한 관심을 철학과 접목시킬 방법을 생각해낸다. 철학이라는 재료 위에 음식이라는 양념을 넣어서 잘 섞어주면 어떤 맛이 날까. 그의 강의명은 ‘맛있는 철학’으로 확정된다.

음식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것들은 그 어느 것이라도 철학적 사고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준우가 만나고 만드는 모든 것들이 철학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존재까지 의심하려던 데카르트의 사조를, 개인의 취향에 맞게 골라 쓸 수 있는 향신료에 맞춘 ‘커리’로 설명하기도 하고, 사업을 물려받으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와의 갈등은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의 딜레마’로 풀어내기도 한다.

『맛있는 철학』에서 요리와 철학을 연관 지어 풀어내는 방식은 얼핏 학습만화처럼 만화와 지식 부분이 분리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와는 달리 소재가 되는 철학적 사조와 음식의 정보가 만화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글,그림 : 권혁주
1978년 6월 16일생. 중앙대학교에서 철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네이버에 『그린스마일』을 연재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2011년 「움비처럼」을 네이버에서 연재하였으며, 2013년부터 「맛있는 철학」을 교보생명에서 연재중이다. 웹툰라디오 팟캐스트 〈코끼리뼈〉방송.

철학 자문 : 신승철
철학박사, 철학공방 ‘별난’ 공동대표, 경희대 및 식약처 실험동물윤리위원, 한성대학교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에코소피』 『사랑과 욕망의 영토』 『펠릭스 가타리의 생태철학』 『대한민국 욕망보고서』 『식탁 위의 철학』 『눈물 닦고 스피노자』 『갈라파고스로 간 철학자』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등이 있다.

요리 자문 : 박준우
푸드 칼럼니스트. 식품 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1〉(올리브TV)에서 준우승했으며 현재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올리브쇼 시즌4〉(올리브TV)에서 MC를 맡고 있다. 

목차

제1장ㅣ카르페디엠ㅣ퀸두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ㅣ볼로네즈 스파게티
제2장ㅣ코기토 명제ㅣ르네 데카르트ㅣ커리
제3장ㅣ코나투스ㅣ스피노자ㅣ무화과 샐러드
제4장ㅣ의지와 표상ㅣ쇼펜하우어ㅣ복숭아조림 누룽지탕
제5장ㅣ소망 이미지ㅣ발터 벤야민ㅣ오징어순대 리소토
제6장ㅣ도덕 감정론ㅣ애덤 스미스ㅣ양파 수프
제7장ㅣ희망의 원리ㅣ에른스트 블로흐ㅣ꼬똘레따(밀라노식 돈가스)
제8장ㅣ정언명법ㅣ임마누엘 칸트ㅣ카르보나드 플라멍드(벨기에 갈비찜)
제9장ㅣ죽음 앞에서ㅣ키에르케고르ㅣ시래기국
제10장ㅣ타인의 욕망ㅣ자크 라캉ㅣ김치찌개
제11장ㅣ변증법적 관계ㅣ헤겔ㅣ샤또 덩퓌(와인)
제12장ㅣ투명인간 되기ㅣ질 들뢰즈ㅣ로스트 치킨 

권혁주 글,그림. 신승철,박준우 자문. 『맛있는 철학』. 경기: 파주, 2014.